NLP and others
31 March 2022
딥러닝을 쉽게 배울 수 있는 리소스가 아직도 점점 더 많아지고 있고, 그 덕에 초보자들은 기초적인 이론지식부터 복잡한 딥러닝 모델과 태스크에 도달하기까지의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다.
<fastai와 파이토치가 만나 꽃피운 딥러닝> 또한 딥러닝 공부를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입문책이 되어줄듯 하다. 다른 입문책과 차별되는 점이 있다면 CV, NLP, 추천시스템과 같은 굵직한 딥러닝 분야들 맛보기를 다뤄주고 있다는 점. 아직 어떤 필드를 할지 결정하지 못했거나 필드들이 서로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고싶은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개인적으로는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딥러닝> 책과 병행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fastai와 파이토치가 만나 꽃피운 딥러닝>이 fastai라는 높은 레벨의 프레임워크를 이용해서 딥러닝 어플리케이션을 쉽게 구현해보는 반면,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딥러닝>에서는 딥러닝 프레임워크 없이 numpy와 파이썬의 기본 라이브러리만을 사용해서 말그대로 “밑바닥부터” 딥러닝을 구현해본다. 이 두가지 경험 모두 초보자에게는 중요하다. 딥러닝 “이론”만 백날 붙잡고 있어도 딥러닝을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잘 되어있는 프레임워크를 사용해서 딥러닝 모델을 “구현”해본다고 해도 무엇이 이론 밑바탕이 되는지 알기 힘들기 때문이다. 만약 초보자 때부터 이 두가지를 모두 경험해본다면, 시작할 때부터 좋은 인사이트를 가지고 딥러닝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것 같다. “밑바닥” 시리즈와 이 포스트에서 소개하는 <fastai와 파이토치가 만나 꽃피운 딥러닝> 모두 입문자를 대상으로 출판된 책이니, 겁먹지 말고 펼쳐봐도 좋다.
이 책이 지향하는 방향을 잘 나타내는 책 속 문장들은 다음과 같다.
먼저 간단하면서도 사용하기 좋은 도구를 사용해 실세계 문제를 해겨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최신 딥러닝 모델을 사용하는 방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다음 이런 도구가 만들어진 방시고과 이런 도구를 만든 도구가 만들어진 방식 등을 점점 더 깊이 파고듭니다. (P40)
지금까지 딥러닝은 특정 집단의 전유물처럼 사용됐습니다. 저희는 그 경계를 허물고, 모두가 딥러닝을 쓸 수 있도록 합니다. (P40)
저희는 기술의 기본기를 이해하고, 이를 실제로 적용하고, 새로운 도구와 기법이 출시될 때 신속하게 전문성을 확보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핵심이라고 믿습니다. (P44)
…그리고 도중에 읽기를 포기했습니다. ‘윽! 나는 도저히 수학을 이해하지 못할 거야!’라고 수천 번 생각했습니다. 그러기를 반복하다가 복잡한 수학적 용어를 접할 때마다 코드로 바꿔 개념을 터득하는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P195)
여기서는 그레이디언트 부스팅 트리 앙상블을 학습시키는 방법을 자세히 다루지 않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분야라서, 이 책을 읽을 때쯤엔 여기서 습득한 지식이 구식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P415)
개인적으로 이 책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바로 Chapter 3 통째로 데이터 윤리를 다룬다는 것이다. 머신러닝은 그저 우리가 먹여주는 데이터를 가지고 학습을 하기 때문에, 데이터의 내용과 퀄리티에 따라 천차만별한 결과를 보일 수 있다. 최근 몇년동안 데이터 윤리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더 조명을 받고 있는데, 과거 딥러닝 입문 책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거나 조금만 언급하고 말았던 데이터 윤리 내용을 한 챕터에서 디테일하게 설명해준다. 건강관리 알고리즘의 버그가 많은 환자들에게 피해를 끼쳤던 사례, 유튜브 추천 시스템이 갑작스러운 음모론 유행을 일으킨 사례에 더불어 아프리카계 미국인 이름을 구글링하면 범죄 신원 조회 광고가 등장했던 사례를 소개하고 이와 같은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적인 방법론과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책임감을 다룬다. 혐오 표현, 알고리즘 필터 버블과 같은 관련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시기인 만큼, 입문자들도 이와 관련해서 처음부터 공부할 기회가 있다면 딥러닝을 조금 더 넓은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을 듯 하다.
이처럼 이 책은 딥러닝을 직접 만져보면서 입문하기에 매우 적합한 책이고, 많은 실질적인 문제들을 쉬운 예시를 들어 소개해준다. 번역이 어색한 부분들이 있어서 아쉽긴 했지만 번역본들의 특성상 어쩔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직접 만지면서 공부하기 좋아하는 입문자들에게 추천한다. :)
Statement: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