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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March 2021

[Book Review] 여덟단어 - 박웅현

선물 받아서 보게된 소중한 책. 선물받는 책은 왠지 직접 고른 책보다 더 값지게 느껴진다. 선물한 사람이 무엇을 느껴서 날 위해 하필 이 책을 골랐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읽으며 그 이유를 깨달을 때 느끼는 감동이 그 특별함을 더한다.


먼저 간단한 서평을 하자면, 아직 인문학을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과 행복의 본질을 찾는 데 힌트를 얻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8가지 키워드로 인생에서 중요한 이야기들을 쉽게 읽히게 쓴 책이다. 다만, 중간중간 너무 이분법적으로 “여자는 이렇다”, “남자는 이렇다” 하는 개인적으로 공감가지 않는 내용들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은 대충 필터링하며 읽으며 될 듯 하다. 어차피 100% 완벽하게 동감할 수 있는 책은 아주 아주 드물 것이다.


Everything changes but Nothing changes.


겉으로 보이는 것은 변하는 듯 해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변하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걷어내고 걷어내서,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그 본질을 보는 힘, 見의 힘은 정말 중요하다. 아주 다양한 범위에서 접근할 수 있겠지만, 나는 내가 하는 그 행동이 무엇을 위한 행동인지, 그 본질을 생각하며 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가령, “싸움을 위한 싸움” 그런 말이 있지 않나. 또 가령, 지금 내가 열심히 관리하고 있는 이 블로그, 열심히 관리하고 있는 그 행위에 대한 본질적 이유를 되새기려 노력한다. 아직 많이 나약해서, 순간 순간의 감정과 유혹에 본질을 잊고 샛길로 새기 쉽상이기 때문이다.


살아있다는 것


살아있다는 것을 저자의 말을 빌려서 말하자면 바로 그것은…..

개처럼 사는 것.

ㅎㅎㅎ 아주 간단명료한 정리라고 생각했다. 개들은, 현재만 살아간다. 주인이 잠시 외출했다 들어와도 이산가족 상봉하는 마냥 과격히 반갑게 맞이해주고, 맨날 똑같은 밥인데도 처음 먹는 밥인 것처럼 그 순간에 몰입해서 즐기며 먹는다.

전에 읽었던 <인간이 그리는 무늬>에서 다룬 내용과도 상통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에 몰입하고 느낄 수 있는 것이 살아있는 것이고, 감정을 느낄 수 없거나, 과거나 미래에 갖혀있다면, 그것은 아마 살아있어도 죽어있는 삶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10년 넘게 죽어있었고, 근 2년이 되서야 살아난 사람이다. 기쁨도 슬픔도 느끼지 못했었다. 주변이 보이지도 않았다. 예쁜게 뭔지, 맛있는게 뭔지, 좋은 촉감이란 게 뭔지 몰랐다.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모두 감각을 잃었다. 내가 없었던 것이다. 영화 보면서 웃고 우는 사람들이 이질적으로 느껴졌고, 오랜만에 소중한 사람을 만날 때 우는 사람을 볼 때 ‘예의상 일부러 우는 건가?’ 생각할 정도로 죽어있었다. 어릴 때 겪은 일련의 힘듦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내 감정회로를 본능적으로 차단했었나보다.

아직 20대, 꽤 일찍 나를 되찾아서 참 다행이다. 이제 나는 꽤나 개처럼 살고 있는 듯 하다. ㅎㅎ


강강약약의 사회


“왜요?” 라고 물으면 “어른이 그렇다면 그런 줄 알렴. 말대꾸 하지 말고.” 라는 대답을 듣는 환경에서 자랐다. 나는 한 사람하고만 상하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내가 누군가와의 관계를 상하관계로 인지하는 그 순간 나머지 모든 관계 또한 상하관계로 인지하고 있음을 뜻한다고 믿는다. 상하관계란, 곧 갑을관계이다.

성인이 되면서 그러한 환경을 벗어났다. 나만의 세상을 펼쳐나가기 시작하면서 (덧: 중국도 한국과 비슷한 분위기가 있긴 하지만, 나는 ‘외국인’이어서 그런 문화 영향을 거의 받지 않게 된 듯 하다.) 상하관계로 인식되던 인간관계가 수평관계로 변하고, 그러면서 점차 건강하고 건설적이며 자유로운 마인드를 얻게 되었다.

나는 본인을 갑, 또는 을이라고 인지해야 하는 사회에서 높은 자존감을 만드는 것이 매우 힘들다고 생각한다. 자존감이 낮다는 것은, 진심으로 행복하기 힘듦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인들 행복지수가 아주 낮은 편이라고 하던데, 이것과 관계가 있을까…? “강자”에게 굽신거리고 “약자”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의 내면이, 그의 인생이 건강할 수 있을까? 스스로를 존중하는 사람이라면 “강자”에게 굽신거리는 행위가 자기 스스로를 존중하지 않는 행위라는 것을 알 것이다. 또, “약자”를 함부로 대하는 것 또한 스스로의 내면을 해치는 행위임도 알 것이다. 내가 나를 존중하기 시작하면, 그것이 태도에서 드러난다. 자존감이 높아지면, 내가 나를 존중하듯 남도 존중하게 되고, 남들도 나를 더 존중하게 된다고 믿는다.

다른 시각에서 이야기하자면, 얼마 전 <휴머놀로지> 서평에서 썼듯, 나도 내가 어떤 존재인지 잘 모르는데, 누가 감히 나를 판단하고, 내가 감히 누구를 판단할 수 있을까? 그래서 강강약약을 실천하는 삶을 살려고 노력중이다. 그게 나를 더 존중하고 보호하는 삶의 방식인지 이제 아니까... 다 똑같은 인간인데 위아래가 어디있어?

아, 책 속에서 흥미롭게 봤던 장면 하나를 이미지로 기록하고 싶다.

이런 속박 없고 캐주얼한 분위기를 정말 사랑하고 지향한다. :)


7 Words Rule – 소통


마지막으로 주제로 기록하고 싶은 내용은 “소통”이다. 사회적 동물로서, 소통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너무나도 중요한 부분이다. 소통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현저하게 달라질 수도 있다. 이 책에서는, 소통을 잘 하게 되는 연습 방법 중 하나로 “일곱 단어로 요약해보기”를 소개했다. 그래서, 연습이자 마무리 문장으로 7 단어로 이 책 요약을 해보자면!

행복하려면, 스스로를 존중하고,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