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P and others
24 January 2021
이 서평은 위코노미 과제의 일부로서 작성되었습니다 :)
맨 앞부터 등장하는 “물통”과 “파이프라인”의 이야기는 정말 누가 봐도 이해하기 쉬울 정도로 간단명료하고 스마트한 방식의 소개였습니다. 물통은 내 능력에서 받을 수 있는 급여, 파이프라인은 돈이 돈을 벌어주는 개인의 금융 생태계로 비유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과거 돈을 대해왔던 삶의 태도에도 쉽게 투영이 되었는데,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저는 물통 크기를 키울 줄은 알았는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법은 서툴렀던 것 같습니다.
학부생 때부터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해서 재정적으로 항상 쪼들리며 살면서도 내 노동력을 소모하는 데 있어서만큼은 한가지 룰이 있었는데…. 지금 파이프라인 우화에 비유해보면 단순히 물통을 나르는 일은 항상 거절했었네요. 가령, 친구들이 하루 한화 10만원, 20만원씩 버는 “꿀알바”를 권유할 때 저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거절했었어요. 그러한 알바들은 보통 쇼핑몰 촬영 알바라든지, 전시회 안내 알바라든지, 일당은 높아도 단순히 “물통”을 나르는 일들이었거든요.(제 상황을 알고 챙겨준 친구들이었는데, 매번 고마워서 어쩔줄 모르면서도, 이해 시켜주기가 힘들어서 미안했던 기억이 나네요…) 대신, 물통이 더 작더라도 저를 성장시켜주는 일을 했었습니다. 주로 열정페이로 인턴을 하면서 번역 일을 병행했는데…. 인턴은 제 전공의 연장선인 연구 일을 배우고 멋진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고,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구요. 번역 일은 부족한 생활비를 채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병행하긴 했지만, 언어 능력이 향상되는 데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며 했고, 빨리 몸값을 높여서 점차 줄여나가야지 생각했습니다. (전문 번역하는 분들을 폄하하는게 절대 아니고, 저는 일개 대학생이었어서 경험치에 비례해 페이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적성에 맞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물통 크기’를 키우는 파이프라인(성장 파이프라인이라고 칭할 수 있으려나요….😅)은 있었는데 알아서 물을 퍼날라줄 머니 파이프라인 개념이 없었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버텨내서 졸업해서 만족스러운 월급 받을 날만 상상했었으니까요. 그러니까, 아주 작은 물통에서 아주 큰 물통으로 업그레이드할 생각만 했었네요.
결국 다른 책들에서도 이야기했던 “돈이 돈을 만들어오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였지만, 물통과 파이프라인 개념의 분리는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앞으로 크고 작은 저만의 파이프라인을 어떻게 구축해 나갈지 고민해야겠죠. 평생 해야하는 과제이지만, 책에서 우화로 유쾌하게 풀어내서 그런지, 즐겁게 느껴집니다. 🙂
아, 그나저나 돈을 예적금으로 묻어놓고 절대 꺼내지 않는 것을 50년짜리 파이프라인이라고 이야기한 부분이 있었는데, 책이 쓰인 시기가 2000년대 초반이어서 그런지 지금 현실에는 적절하지 않지 않나 하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50년짜리 얇고 긴 파이프라인도 필요하지만, 추가로 굵직한 파이프라인들을 함께 구축해야 제대로 된 금융 생태계를 갖출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요. 이 부분은 제가 내용 이해를 잘못한 것일수도 있으니, 의견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